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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에서 살아가기/가볼만한곳

북경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쇼핑의 천국 - 西单(xidan, 시단)

 
  아쉽게도 한국에 보통 북경 시내 중심 번화가라고하면 왕푸징(王府井,wangfujin, 왕부정거리)라고 알려져 있다. 아마 이는 이제 엣날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실제 왕푸징에 나가보면 북경 사람들보다 타지에서 온 관광객과 호객꾼이 더 많은 느낌이다. 서울 사람들이 쇼핑하고 즐기기 위해 명동보다 다른 다양한 곳으로 발길을 옮겨 갔듯이...

  북경에서 젊은이들에게 왕푸징 아닌 다른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서단이다. 천안문 앞을 지나는 북경의 중심도로인 长安街(Chana'anjie, 창안지에)를 따라서 예전 도성 자리였던 2환로 못 간 지점에 동서로 각각 서단, 동단이 위치하고 있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새롭게 단장했다고 하는 시단을 찾아 보았다.
서단 지하철역 입구

서단으로 나오는 지하철역 입구


  시단의 야경은 황홀하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쇼핑거리인 싱가폴의 Orchard Road를 딱 반으로 축소해 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중국스럽지 않게 깔끕한 거리에 양쪽으로 늘어선 백화점들의 규모와 더불어 각기 독특한 조명이 비춰진 건물만 바라보고 있어도 좋다.

  백화점이야 다 그렇고 그런거 같아서 새로이 오픈했다고 하는 시단광장 지하에 쇼핑몰을 찾아 보았다.
  이름하여 77th Street
  얼마전에 SK에서 오픈한 온라인 쇼핑몰 11th Street가 연상되는데.. 누가 베낀걸까? 우연의 일치일까? 워낙 짝퉁의 물결에서 살다보니 별의별 의심을 다하게 된다.
77th Street 입구

시단 광장 지하에 조성된 쇼핑 센터. 시단 지하철역에서 바로 연결되어 들어갈 수 있다.


  지하 3층으로 이뤄진 쇼핑몰은 의류가 주 품목이다. 지하 3층으로 가면 반갑게도 韩国城(hanguocheng, 한궈청)이라고 하는 구역도 만날수 있다. 지하 1층은 주로 브랜드 매장으로 구성되었고. 지하2층은 동대문의 두타와 비슷한 분위기, 지하3층은 인형, 악세사리, 아이스 링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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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핑몰에 가면 나에게는 또 한가지 즐거움이 있다. 바로 먹을거리를 눈으로 입으로 싸게 즐길 수 있다는 것... 역시 여기도 Food Court가 있다.
  북경에서 Food Court는 대체로 두가지 방법으로 이용이 된다. 첫번째가 각 코너에 직접 돈을 내고 음식을 주문해서 먹는 방법, 이거는 한국과 별반 다를게 없다.. 그냥 먹고 싶은거 찍고 돈만 내면 된다.
  또 하나는 나름 시스템이 갖춰진 곳에서 운영하는 방식이다. 우선 계산대에서 카드를 구입한다. 자기가 먹을 만큼 카드에 금액을 충전해서 카드를 들고 다니면서 각 코너에 있는 기게에다가 대면 음식 가격만큼 돈이 빠져 나간다. 보통 카드를 충전할 때 보증금(押金yajin)으로 5~10원 정도를 받고 카드를 반환하면 음식을 먹고 남은 금액과 함께 환불을 해준다.
충전카드

음식을 주문하고 이걸 단말기에 대면 금액이 빠져 나간다.

  각 코너별로 메뉴가 견본으로 전시되어 있으니, 한자로된 메뉴를 보고 두려움과 호기심에 흔들릴 필요 없다. 국수류, 덮밥류, 볶음 요리, 샤브샤브 등등 없는거 빼고 다 있다.
메뉴

위: 메뉴 견본품 아래 : 내가 먹은 14원짜리 가지덮밥(茄子盖饭qiezigaifan)과 10원짜리 수박쥬스(西瓜汁xiguazhi)


 이곳 푸드코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麻辣香锅(malaxiangguo,마라샹궈)이다. 북경에서 다니다보면 앞에 麻辣라는 이름이 붙은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요리는 아무리 매운 것을 잘 먹는 사람이라도 각오하고 도전하는게 좋다. 이전에 여기온 사람에게 특색있는 요리 대접한다고 이거 사줬다가 돌아가는 날까지 밥을 제대로 못 먹게 만든 적이 있다. (그렇게 손님이 오면 돈을 절약하는 방법을 하나 찾았다.)
  여기서는 재료를 그릇에 담아가지고 오면 매운 양념을 넣고 그 자리에서 바로 볶아 준다. 안 먹어 본 사람은 한번 도전해 볼만하다. 
마라샹궈

마라샹궈에 들어가는 재료 그리고 땀을 삐질삐질 흐려가며 볶아내고 있는 요리사들



  10년 전에 와보고 처음 와보는 시단 거리... 정말 천지가 개벽했다.
  오로지 변하지 않은 건 젊은 청춘 남녀들이 거리를 빽빽하게 메우고 있다는 것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