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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에서 살아가기/먹을만한것

길거리 간식으로 부침개 한판? - 煎饼 (jianbing, 전병)

예전에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煎饼을 팔던 리야까들이 올림픽을 계기로 일제소탕이 되어 찾아보기가 힘들다. 처음에는 좀 지저분해 보여서 왠지 머뭇거리다가도 먹고는 죽겠냐는 생각으로 시도를 해봤던 기억이 난다.
지저분한 유리창에, 지저분해 보이는 통에 담긴 양념. 나의 비위를 위협하던 香菜 등 환상의 조합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을 누르지 못해 먹어본 후로  줄곳 사먹었던 煎饼..(나는 먹는거에 발동하는 호김심의 레벨이 상당히 높다.)

길거리에서 이제는 보기 힘들어진 煎饼을 반갑게도 秀水街에서 만났다.

많이 깨끗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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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밀가루 반죽을 동그랗고 넓게 편다. 벌써 군침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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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펼쳐진 밀가루에 계란을 하나 탁... 깨뜨려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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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손이 안보이게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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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익었다 싶으면 한번 뒤짚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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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고추장도 아닌것이 간장도 아닌것이.. 암튼 맵고 짠 맛이 나는 양녑을 골고루 바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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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송송, 샹차이 탁.

*  香菜(xiangcai:한국에서는 고수라고 하는 냄새나는 나물. 이 냄새에 반응하지 않는 한국인은 이상한 눈길을 받기 마련이다. 이걸 즐겨 찾아 먹는 나는 진정한 잡식으로 인정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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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네모나게 생긴 과자인지 튀김인지를 가운데 놓고. 탁탁 접어 제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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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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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을 접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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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는 좀 그렇지만. 이렇게 담아준다. 10년전이랑 바뀐 모습이다. 그땐 x쫑이 같은데다가 둘둘 말아 줬는데. 비닐봉지에 담아주니 그나마 깨끗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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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지저분해 보이더라도 참아 주시길. 뭐가 들었는지 해부해 드릴려고 하는거니. 초록색으로 힐끗 보이는 것이 바로 "香菜“와 "파", 붉은색빛 나는 것이 "매운 소스", 노랗고 하얀 것이 계란 노란자와 흰자, 속에 들어간 과자 같은건 시간이 좀 지나면 흐물흐물해진다.

 
먹어본 사람은 대부분 만족한다. 단, 샹차이의 위력은 여기서도 발휘되니 못 먹거나 새로운 도전에 자신 없는 분들을 포함한 임상실험이 안 끝난 왠만한 분들은 반드시 "不要香菜“(buyaoxiangcai 부야오샹차이)를 몇번이고 아줌마가 알았다고 할때까지 외쳐라.. 안그려면 그냥 무심코 자기도 모르게 넣어버리실 수도 있다.

내가 새로운 시도는 왠만하면 해보라고 하지만 샹차이는 예외다.
중국음식, 태국음식, 멕시코 음식, 베트남음식 맛있는게 무지 많은데 괜히 이게 들어가면 못 먹는 음식이 되어버리는 분을 너무도 많이 봤기에.. 항상 물어보거나.. 아니면 다른 한국사람들과 같이 먹을땐 의례히 빼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나 이것도 먹다보면 맛을 알게되고, 이 맛을 알아버리면 빼고 먹기가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아.. 이제 장애인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과연 전병 부치는 리야까를 길거리에서 다시 만날수 있을까????